[사설] 격무 시달리는 형사단독 판사들
2007-09-27 제주타임스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나 그 가족들은 심도 있는 심리와 공정한 재판을 통해 되도록 빠른 시기에 재판 받기를 원할 것이다.
재판에 연루됐다는 자체만으로 그들에게는 불안한 일상이며 고통의 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제주지법에서 진행되는 재판은 이러한 신속 재판의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 판사 등 법조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사건은 계속 늘어나는데 담당 판사는 그대로여서 판사들이 격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환경에서 깊이 있는 심리나 차분한 재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올 들어 8월말까지 제주지법에는 모두 1827건의 형사사건이 접수됐다.
이중 음주운전 등 교통사고 관련사건, 절도, 사기, 사행행위, 위증 등 사건이 대부분인 형사 단독 사건은 1685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7.3%(458건)나 증가했다.
형사단독 사건의 폭주는 그만큼 담당 판사의 업무량 폭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현재 제주지법 형사단독 판사 한 사람이 담당하는 사건은 월 평균 최소 200건에서 많게는 250건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 40~50건의 재판에서 선고 방망이를 쳐야 할 만큼 업무량 폭주다.
이미 운영되다 중단됐던 형사 4단독이 부활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형사 단독 증설은 담당 판사들의 격무를 덜어주는데도 있지만 공판중심주의 재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도 절대 필요한 것이다.
‘판사가 건강해야 건강한 재판’을 기대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