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행 관광 길이 수재민 돕는 길
구경도 하고 남도 돕는 一石二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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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제11호 태풍 나리가 휩쓸고 지나가자 제주도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주택 파손-농경지 침수-차량 파괴-상가의 상품 유실 등도 엄청나거니와 풍수해 지역을 기피하는 관광객들의 성향으로 제주행 내국인들이 급감함으로써 관광 수입에도 큰 차질을 빚을 모양이다. 한마디로 제주도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다.
생각다 못한 제주도관광협회는 전 국민을 상대로 제주행 유치작전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제주로 관광 오십시오. 바로 그것이 수해 민들을 돕는 길입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말하자면 구경도 즐기고 남들을 어려움에서 구해낼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며,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것이다.
말이야 옳은 말이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번 씩만 유람삼아 제주를 찾아 준다면 풍수마(風水魔)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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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과 호우에 강타 당한 제주도내 관광지와 관광시설들도 10여일이 지나면서 많이 회복돼 가고 있다.
제주민속촌박물관 등 주요 관광시설들이 지금은 관광객을 맞기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복구 되고 있다. 도로사정도 태풍 전과 별로 다른 게 없이 호전되었다.
제주도와 관광협회 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전국의 주요도시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각 지역에 설치돼 있는 제주관광홍보사무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광광객 유치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본시 우리 국민은 상부상조의 미덕이 있는 데다 수눌음 정신이 강하다.
구경도 하고 풍수해민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길이 있다면 그것을 저버릴 리가 없을 줄 안다.
그리고 당국도 관광객들에게 제주로 오라고만 할 게 아니라 풍수해 복구에 적극 나서 찾아 오는 손님들이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니, 도리어 종전보다 더 깨끗한 거리를 조성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바가지요금은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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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기회에 지나간 일 한 가지를 상기시켜 두고자 한다. 과거 강원도가 집중호우를 만나 물 폭탄 세례로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의 일이다.
그때도 수해지역 관광을 기피하는 성향에 따라 강원 관광객이 크게 줄어버렸다. 그곳 도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할 때 비록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제주도내 뜻 있는 인사들 사이에 ‘강원도 관광하기 운동’이 일어나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앞으로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지방이든 간에 큰 풍수해를 만나면 다른 지역으로 관광을 가느니 같은 값이면 풍수해 지역으로 가 주는 게 상당히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되풀이해서 바라고 싶다. “제주관광 꼭 오십시오. 이게 바로 수해 민들을 돕는 길입니다.
제주도와 관광협회 당국도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미 지적한 청결과 바가지요금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친절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구경도 하고 수재민에게 도움도 된다 해서 모처럼 찾아 온 제주도에 친절은 간곳이 없고 불친절만 판을 친다면 다시는 제주에 오지 않을 것이다.
어떻든 큰 풍수해가 없는 해 보다 있는 해에 관광객이 더 불어나도록 해야지 그 반대가 된다면 이중고가 겹칠 수 밖에 없다.
관광 당국은 앞으로 관광객들의 추이를 예의 분석하면서 차질이 없도록 힘써 주기 바란다.
아울러 관광사업 뿐이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풍수해에 깊은 상처를 입은 도민들도 용기를 내서 하루속히 다시 일어나 힘찬 삶을 누려주기 간절히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