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수입 급증…국내시장 잠식

수입 재개후 두달만에 10배 ↑
판매 유통망도 급격한 확산추세

2007-09-26     김용덕

지난 4월말 3년5개월만에 수입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의 최근 두달새 수입규모가 10배 이상 폭증, 국내시장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26일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4월말 3년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된 이후 지난 19일까지 839건, 1만3376t이 들어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지난 7월 이후 카길, 스위프트 등 대형육류업체가 한국 수출에 참여, 배편으로 수입이 이뤄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지난 7월 16일 시점의 수입량(118건, 1497t)과 검역합격된 유통량(82건, 906t)과 비교하면 불과 두달새 10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1만1823t(768건)은 검역 합격 판정과 함께 통관을 마친 상태다. 나머지 1307t(59건)은 현재 검역 절차를 밟고 있다. 검역 불합격으로 반송되거나 폐기된 양은 246t에 불과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급증과 함께 판매․유통망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유통업체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18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7월 13일 롯데마트가 일부 농민.시민단체와의 마찰 속에서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 시작한 지 두 달여만에 국내 주요 유통업체 상당 수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1일 주요 종합지와 경제지, 무가지 등에 일제히 '추석요리 종류는 달라도 미국산 쇠고기로 배부르게, 푸짐하게', '저희 가족이 즐겨먹는 미국산 쇠고기, 한국에서도 안심하고 드셔도 좋습니다'라는 두 가지 종류의 전면광고를 실었다.

미국산 쇠고기의 공세는 곧 개시될 한미간 새 수입위생조건 협상에서 갈비 수입 등이 확정되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길이 막히기 전인 지난 2003년 한해동안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는 올해 수입량의 약 20배인 20만t에 달했고, 이 가운데 60% 정도가 LA갈비 등 뼈째 절단한 부위였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지난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은 후 우리 정부측에 '살코기만, 30개월 미만'이라는 현행 수입조건을 고쳐 OIE규정대로 모든 쇠고기 상품을 수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현장조사 등 수입위험평가 과정에서 지적된 △력추적제 미비, 사료정책상 광우병 교차오염 가능성 등을 근거로 등뼈나 뇌, 두개골, 척수 등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일부의 수입은 계속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교역상 가치가 큰 갈비 등 일반 뼈의 경우 더 이상 수입을 막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