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 또 수해 '초 긴장'

2007-09-14     한경훈
제11호 태풍 ‘나리’의 영향 등으로 제주지역은 오는 17일까지 국지성 호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 4~6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또 다시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4일 새벽부터 비날씨가 시작된 제주지역은 오전 11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성판악에 152.5mm의 비가 온 것을 비롯해 제주시 오등동 74mm, 성산 70.5mm, 서귀포시 하원동 70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번 비는 15일 전반까지 지역에 따라 많게는 200mm까지 뿌린 후 잠시 소강상태에 들겠으나 16일에는 태풍 ‘나리’가 발달하면서 다시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나리’는 16일 오후 3시 서귀포 남쪽 약 2백70km 부근까지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나리’의 제주도 접근은 아직 유동적이지만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며 “14~17일 사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침수피해가 예상된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번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피해복구가 채 이뤄지기도 전에 또 다시 많은 비가 내려 ‘엎친데 덮친 격’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집이 물에 잠겨 가까스로 복구작업을 마무리한 주민들은 불과 얼마 안 돼 같은 ‘악몽’이 되풀이되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14일 오후 3시 현재 제주시지역 주택 26동(함덕 26, 조천 6, 신촌 3, 신흥ㆍ선흘 각 1)이 침수피해를 입어 긴급 물빼기 작업이 실시됐다. 또 함덕 대명리조트 앞 도로 15m 가량이 침하돼 부분 교통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농경지 침수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잦은 비날씨로 밭 정리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겨울작물 파종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4~6일 집중호우로 인해 제주시지역에서는 구좌ㆍ조천을 중심으로 주택 183동과 농경지 936ha가 침수됐고, 농경지 55ha가 유실되거나 매몰됐다.

13일 현재까지 피해복구 상황은 농작물복구(병해충 방제) 910ha, 농경지 복구 28ha, 대파 10ha 등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