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려기간'도 별 효과 없다

협의이혼 매달 100~134쌍…감소세 '미미'

2007-09-04     김광호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이혼하세요‘.

법원은 부부가 너무 쉽게 갈라 서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협의이혼 의사 확인 전 숙려기간을 주고 있다.

부부가 협의이혼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3주일간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 뒤 그래도 이혼을 원하면 이혼을 확인해 주는 제도다

제주지법이 이 제도를 시행한 것은 지난해 10월 16일이다.

그러나 숙려기간 설정도 별 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시행된 후에도 이혼은 계속 늘고 있다.

올 들어 7월말 현재 도내에서는 모두 813쌍이 협의이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2쌍에 비해 39쌍이 줄어든 인원이다. 숙려기간제 시행 효과가가 미미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올 들어 7월까지 협의이혼 신청자는 826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자 852쌍에 비해 26쌍이 감소했다. 숙려기간제 시행 효과인지, 자연감소인지 불명확하다. 하지만 어떻든 숙려기간제도가 성공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혼하는 이유는 대체로 부부간 성격 및 갈등, 남편의 폭력, 경제문제, 부부 한 쪽의 외도 등 다양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혼의 부작용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자녀 양육문제와 재산분할 등 복잡한 문제가 뒤따른다. 특히 이혼 가정의 자녀일 수록 비행 등 비뚤어진 길로 빠질 위험성이 아주 높다.

한 법조인은 “부부 양쪽 모두 이혼하면 자기가 승리한 것처럼 착각하는 부부들이 많다”며 “자녀들을 생각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도 반드시 숙려기간을 이용해 신중히 이혼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