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염불엔 관심없고 잿밥만…
최대현안 해군기지 '비켜가기'

다른 장밋빛 공약은 쏟아내면서…"철학 부재"

2007-09-02     임창준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에 대해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제주를 사랑한다며 ‘장밋빛 환상’의 달콤한 공약은 무수히 쏟아냈지만 극심한 도민갈등을 빚고 있어 정치적 해결이 가장 요구되는 제주 해군기지 정책에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정치가 제주의 현안을 비켜나감으로서 지역 최대의 정치. 민생문제를 정치무대에 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통합 민주신당의 정책으로 제주 해군기지문제가 논의되지 않음은 물론, 대선 예비후보들조차 도민들이 기대했던 해군기지 문제 언급을 철저히 외면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은 지난 31일 제주에 집결, 제주도당을 결성하는 자리에서 저마다 대통령 후보 적임자임을 자처하면서 제주민심 공략에 나섰다.

손학규, 한명숙, 천정배, 정동영, 추미애, 유시민, 김두관 예비후보(기호순)는 이날 제주도당 개편대회에 참석, 제주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그 여세를 몰아 최종적으로 대선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제주 사랑’을 부르짖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개편대회에서 각 후보들은 특별자치도 완성, 한미FTA 등 지역의 현안들을 집중 거론하며 열띤 설전(舌戰)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제2공항 건설, 금융-의료-교육천국, 자치권 확대 등 '제주공약'을 쏟아냈다.

하지만 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의 공약에서 나타난 정책은 지난 7월 한나라당 제주합동연설회와 마찬가지로 후보들의 '제주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정책 면에서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 못지않은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 완성은 물론 진정한 '알맹이'가 있는 특별자치도가 되게 하겠다는 내용도 도민에게는 식상하게 들리는 내용들이었다.

대부분의 후보는 교육-의료-금융천국 제주를 약속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명실공히 국제자유도시로 거듭나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2공항 건설과 제주영어전용타운 국책사업 진행을 내걸었다. 또 제주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아시아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미FTA 국회 비준 반대, 특별자치도의 제도적 완성. 국제자유도시 성공적 추진, 세계적 관광지 조성 등 백과사전식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제주 최대현안인 해군기지 문제에는 유시민 예비후보만 ‘대한민국의 시각이 해양으로 눈을 돌릴 때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이 발전한다’고 언급, 간접적으로 해군기지 유치의사를 밝혔을 뿐 나머지 후보는 민감한 사안이라 거론조차 하지 않고 피해나갔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제주합동 연설회 때보다 더 했다.

더구나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저지범도민대책위원들이 개편대회 직전 30여분간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예비 정치 후보들은 가장 정치적인 해군기지 문제에 관한한 침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