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美 쇠고기 수입 ‘파문’

농협무역 타이슨사와 669t 구매계약체결
김우남의원, “농협의 이중적행태” 비판

2007-09-02     김용덕

미 쇠고기에 대한 검역중단해제조치가 이뤄져 광우병 우려 인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토불이를 외치는 농협중앙회가 100% 전액 출자해 설립한 ‘농협무역’이 판매를 목적으로 미 쇠고기를 수입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농협무역은 지난 5월말 타이슨(Tyson)사와 미국 쇠고기 669t을 35만8700 달러에 수입하는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309t에 대해선 대금도 이미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를 통해 2일 이 같이 밝혔다.

농협무역의 타이슨사로부터 구매계약 체결한 309t(1차물량)의 경우 검역중단해제조치에 따라 현재 부산항에서 검역대기중이다. 나머지 2차물량인 360t은 미 현지에서 들여오지 않은 상태다.

김우남 의원에 따르면 "농림부가 2007년 8월 27일부터 중단됐던 검역재개 조치를 발표함으로써 농협무역이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는 검역에 문제가 없는 한 곧 한국시장에 유통될 것이 확실시 된다"며 "농협무역은 목심, 진갈비살, 갈비본살, 양지 등 자신들이 구매한 미국산 쇠고기를 대형 도매업체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농협무역은 이러한 고유 목적에 상관없이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왔을 뿐 아니라 오히려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왔다"고 밝혔다.

김우남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무역은 지난 2004년~2006년까지 최근 3년간 호주 및 뉴질랜드산 쇠고기 2만7848t 물량을 1115억7100만원에 구매, 들여왔다.

이 기간 수입쇠고기 판매실적은 1421억3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 3326억4500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42.73%나 차지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은 올해 4월 일부 밝혀지면서 축산 및 농민단체들의 즉각적인 수입중단 요구를 받아왔다”고 밝혀 농민과 관련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김 의원은 "농협무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조합원 및 농민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농협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비상식적 행위일 뿐 아니라,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농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신토불이를 외치던 농협의 이중적 행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협은 국민과 농민에 즉각적인 사과는 물론 외국산 쇠고기의 즉각적 수입중단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만일 이를 이행치 않는다면 다가오는 국정감사를 통해 농협무역의 존폐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