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전 제주인인 심은 장흥 억불산 고송 고사위기
200여년전 ‘제주인’이 심은
억불산 ‘큰소나무’ 고사위기
장흥군,“후계목 지정...섭섭한 마음 달랠 예정”
200여년전 ‘제주인’들이 심은 전남 장흥군 억불산에 심은 ‘장흥명물’ 큰 소나무(일명 ‘억송’)가 고사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5일 전남 장흥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소나기를 동반한 낙뢰에 억불산 중턱에 있는 큰 소나무가 맞은 뒤 점차 말라죽어 가고 있다.
수령이 200년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억송'은 높이 20m, 나무둘레 3.5m의 거목으로 원래 제주가 고향인 장흥 고씨와 제주 양씨가 인근에 자리 잡은 묘를 수호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억송’은 장흥지역민의 사랑과 애환을 간직한 나무다.
그동안 이 나무는 장흥군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돼 왔지만 난데없는 벼락을 맞으면서 무성 하던 잎이 사라지고 현재 거의 메마른 가지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나무 전체에 입은 화상으로 수관부의 세포가 파괴돼 수분과 영양분을 거의 빨아올리지 못하고 있어 나무 전문간들은 수개월 내에 고사할 것으로 진단했다.
장흥군은 억송에 포도당 수액주사를 투여하고 있으나 뿌리 일부만이 살아있어 이마저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장흥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사라져 가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흥군은 국립산림과학원에 억송 주변 소나무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억송의 후계목을 지정하기로 했다.
억송과 유전자가 같은 소나무가 나오면 후계목으로 관리해 장흥지역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달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해발 518m인 억불산(億佛山)은 장흥군 장흥읍에 소재해 장흥 주민들이 가장 즐겨 오르는 산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