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영아리 오름습지서 한국 미기록 난초 발견
으름난초 '도채'…보호방안 시급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은 난초인 네르빌리아 니포니카(Nervilia nipponica Makino) 1종이 물영아리 습지보호지역에서 발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자연생태해설가 고평열씨와 조사위원인 김영미씨, 한라산국립공원의 신용만씨 등이 물영아리오름에 대한 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던 중 미기록종 난초 1종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발견자들은 이 난초의 국명을 가칭 '영아리난초'로 명명하고 관계 당국에 보호조치를 요청했다.
이 난초는 지상부의 높이가 12㎝ 가량 되는 소형 난초로 지하부에는 10㎜의 알뿌리가 있는데 가늘고 긴 뿌리를 내어 뻗는다. 꽃이 피는 여름철에는 잎이 없고 꽃이 진 후에 직경 5㎝ 정도의 5각형 잎을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본 열도 혼슈의 중부 이남과 오가사와라제도 등 태평양의 섬, 대만, 오키나와 등의 아열대지방에 매우 드물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에서는 환경청의 적색자료목록에 절멸위기종으로 등재해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분포지가 매우 제한되어 있고 생태적으로 특징적인 점들이 많아 학술적인 가치가 높은 종"이라며 "추가 연구와 더불어 보존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식물 2급인 백운란, 으름난초, 애기뿔소똥구리 등 3종의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발견된 으름난초는 8일 누군가에 의해 도채 돼 버려 보호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물영아리 오름의 전면개방으로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 생태계 보전에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적정한 규모의 관리자 및 자연환경안내원을 확보해 오름의 효율적 관리와 바람직한 탐방문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물영아리오름에서는 물장군,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이 확인되면서 지난 2000년 12월 국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올해 1월 국제 람사협약 습지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