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입구 소나무 이래저래 ‘골치’

제주시, 제초제 주입으로 회생 불가능…완전 제거 방침
"대체 소나무 심어야" "헐고 남북방향 도로 직선화" 대립

2007-08-06     한경훈

국도 11호선 확장과 관련, 보전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제주대 입구 소나무를 놓고 제주시가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제초제 주입으로 말라죽고 있는 이 소나무가 회생 가능성이 없어 조만간 제거하기로 한 가운데 이곳에 대체 소나무를 심느냐, 아니면 그대로 두고 도로 선형을 일부 변경하느냐하는 난제를 맞고 있다.

제주시는 고사 위기에 처해진 제주대 입구 소나무의 회생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 완전히 제거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께 누군가에 의해 제초제가 투입되면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이 소나무에 대해 그 동안 영양제 투입 등 갖은 회생 노력을 펼쳤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나무 제거로 문제가 일단락 될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소나무가 있던 자리 활용을 놓고 두 갈래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자리에 대체 소나무를 심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징성을 살려 기존 소나무를 보전하기로 하고, 도로 선형도 변경한 만큼 다른 소나무를 식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다른 소나무를 심지 않을 경우 기존 소나무를 고의로 죽게 한 의도가 실현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기존 소나무의 고사로 상징성이 없어진 마당에 다른 소나무를 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차라리 기존 소나무가 있던 삼각형 모양의 선형을 동쪽으로 약간 이동시켜 남북방향 도로를 직선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제주시는 이 같이 대립되는 방안 사이에 끼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로서는 제주대 입구 소나무가 이래저래 골치 아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대 입구 소나무가 제거되더라도 도로 선형 계획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대체 소나무를 심는 문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