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년ㆍ소년범죄 모두 심각하다

판ㆍ검사들도 우려하는 범죄 증가…대책 세워야

2007-08-05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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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범죄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성년ㆍ소년범죄 모두 급격히 늘었다. 이대로 갈 경우 전국에서 범죄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될 수도 있다. 하긴 대문 없고, 도둑 없고, 거지가 없는 삼무(三無)의 고장은 이미 고전(古典)이 된지 오래다. 최근의 범죄 발생률은 사건을 다루는 검사와 판사들도 놀랄 만큼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도무지 ‘삼무’의 고장이었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지금은 전국 검찰의 역점 시책인 ‘범죄 없는 마을’ 지정 운영도 사실상 제주지검에서 처음 시작됐다. 제주의 미풍양속인 ‘삼무’의 전통을 전국으로 확산시키자는 의도에서 시작돼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도내 범죄 발생률이 다른 지방을 압도할 정도가 돼 가고 있다. 지난 상반기 제주지법에 기소된 일반 형사사건은 모두 1372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동기 979건보다 393건이나 늘었다. 직업상 범죄 증가에 민감하지 않은 판ㆍ검사들도 최근 도내 범죄 발생 건수와 반인륜적인 범죄 유형에 대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다. 인구 규모에 비춰 걱정스러운 범죄 증가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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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시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 법원의 엄격한 처벌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양형 선고로 죄값보다 억울한 처벌을 받는 범죄인도 없어야 하겠지만, 범죄 행위에 비해 낮고 관대한 처벌로 사실상 범죄의 양산을 돕는 판결은 곤란하다. 살인ㆍ강도ㆍ강간ㆍ성폭행 등의 범죄일 수록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특히 성폭행 범죄의 경우 양형이 들쭉날쭉하다. 법원은 성범죄의 증가가 생각보다 낮은 처벌에도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는 사회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지난 상반기 제주지법에 접수된 소년사건도 모두 297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6건보다 갑절 이상 증가했다. 이들 소년범 대부분이 소년원과 보호관찰소를 통해 보호처분되고 있어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이들 기관을 통한 소년범 선도.교정 교육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곳을 거쳐 간 재범 소년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소년범죄는 절도와 폭력이 대부분이다. 주로 용돈이나 오락실 또는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남의 집에 들어 가 금품을 훔치다가 검거되고 있다. 폭력 역시 금품 갈취 목적으로 저질러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동료 구타 및 성폭행 범죄도 많지만, 돈 빼앗기ㆍ훔치기 등 결국 금전과 관련된 범죄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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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소년범죄는 성인범죄와 달리 예방과 조기 치유가 가능한 범죄 형태라 할 수 있다. 결국 예방과 치유를 책임져야 할 곳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다. 검찰의 선도와 법원의 보다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보호처분도 중요하지만, 가정ㆍ학교ㆍ사회가 방치하면 누구든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번 죄를 지은 소년은 재범을, 착실한 소년들도 언제든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과거의 소년범죄는 대부분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한 결손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의 무관심 또는 빈곤과 컴퓨터ㆍ게임 등 대중매체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결손 가정과 가난한 가정의 자녀에 대해선 학교와 지자체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는 이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항상 편견을 버리고 따뜻이 감싸주며 격려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는 보다 나은 경제적 도움을 줘 빈곤 또는 빈곤 세습으로 인한 불우가정 자녀들의 상실감을 덜어줘야 한다. 부모의 무관심으로 인한 비행 및 탈선 우려도 밥상머리 교육 등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는다면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어른은 소년들에게 항상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모범을 보인다면 성인범죄ㆍ소년범죄 모두 저절로 줄어 우려할 일이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