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생활공해 '민원’ 급증

제주시 축산분뇨 냄새 개선요구 1일 10여건
에어컨 소음ㆍ공사장 먼지도 '왕짜증'

2007-08-02     한경훈
최근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악취와 소음 등 각종 생활공해로 고통을 호소하는 ‘짜증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생활공해 대부분이 규제기준 이하이거나 관련 법률이 미비한 점이 많아 행정의 관련대책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여름철 불청객 ‘축산분뇨’=본격 무더위와 함께 축산사업장에 발생하는 냄새를 잡아달라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제주시에 접수되는 가축분뇨 냄새민원은 하루 10여건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민원인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여름철 축산분뇨 냄새는 제주관광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지만 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는 1996년부터 전국 최초로 축산환경(냄새 및 해충) 개선사업에 지방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관련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도로변 및 관광지 주변, 마을인근 축산사업장 등 지역을 31개지구로 나눠 악취저감제 공급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축산분뇨 냄새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축산농가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축산분뇨 냄새 해소는 ‘백년하청’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산농가의 의식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가 올 들어 1~6월까지 폐수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축산사업장 91곳을 적발했는데 이 중 과태료 부과 및 고발 조치된 사례가 1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곳에 비해 무려 9배나 늘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되는 축산분뇨 냄새 대부분이 기준치를 밑돌아 행정에서도 마땅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친환경적인 축산업 경영에 대한 농가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음ㆍ먼지도 ‘왕짜증’=에어컨 실외기에서 뿜는 소음 및 열기, 공사장 먼지로 인한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소음ㆍ먼지 관련 민원은 70여건으로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전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이들 민원 중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실외기 소음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면서 단란주점 등 대형 에어컨을 사용하는 업소의 실외기에서 나오는 소음 및 열기로 밤잠을 설치는 주민들이 많다는 말이다.

그러나 에어컨 소음 역시 밤 10시~새벽 4시 규제기준(상업지역 55데시벨, 주거지역 45데시벨)을 대부분 밑돌아 규제할 방안이 없다.

이에 따라 직접 업주를 상대로 소음 해소 대책을 호소해하는 시민들이 이중의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