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부패는 예방이 上之上策

2007-08-01     제주타임스

오래된 얘기지만 행정기관의 민원 창구마다 ‘뇌물은 주지도, 받지도 말자’는 붉은 글씨를 써 붙인 적이 있다. 위로부터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그 시대 공무원 사회의 부패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던 사례 중의 하나다. 그 때는 그랬다.

물론 일부 공무원이지만 여름휴가나 출장을 간다며 업체에 전화를 하면 비행기 값이나 배 삯이 나왔다.

전근을 가거나 이임식-퇴임식을 치르면 위로금도 들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얘기일 뿐, 요즘은 많이 맑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올 휴가철을 맞아 공무원에 대한 암행감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암행감찰에서는 여름휴가철의 무사안일, 각종 인-허가 부당 처리, 방역 실태 등을 점검하는 외에 휴가비 명목의 금품수수나 향응 접대 등도 두루, 그리고 자세히 살펴 볼 모양이다.

공무원들로서는 ‘휴가철 암행 감찰’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잡칠 것이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공무원들이 업무와 관련, 업체로부터 휴가를 빙자한 금품이나 받고 있겠느냐며 반발심도 생길법 하다.

하지만 우리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하기 휴가철 특별 암행감사가 그들에게 주어진 당연한 임무라 생각한다.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설사 제주도내 공무원들이 예전과 달리 청렴 결백하더라도 어느 시대든 ‘어물전 꼴뚜기’는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사위원회는 이미 저질러진 부조리만 적발해 처벌하는 것 보다 사전 감시 감독과 감찰 활동을 통해 부정부패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공무원들 자신과 사회, 더 나아가 국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가 부정부패 적발에 한발 앞서 그것을 예방하는 것이 상지상책(上之上策)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아무리 제주도 공무원 사회가 맑다 하더라도 혹시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부조리의 예방을 위해 여름 휴가 때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암행감찰 기능을 연중 가동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