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신입생을 우리학교로…"

제주시내 일반계 고교, 현행 신입생 배정에 문제 제기
대기고만 "현행대로"…오늘 교장단 회의 '주목'

2007-08-01     임창준
제주시 평준화 지역 일반계(인문계) 고교 신입생 배정 개선안을 놓고 진통이 일고 있다.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과 일반계 고교의 평준화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소위 ‘잘 나가는 ’ 학교들은 상위권 학생 유치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부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을 뽑아서 잘 가르켜 우수학생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전무하고 우수 신입생을 선발, 명문대학에 입학시킴으로서 학교 이름값을 높이겠다는 발상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현행 제주시내 일반계 고입 선발은 ‘선 복수지원 후 추첨 방식’에 따라 총입학정원을 남·여 구분없이 선발한 후 1∼5지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차 지망 경쟁률이 정원을 초과할 경우 총점 360점을 10점 단위로 구분해 경쟁률에 따라 2∼5지망 학교에 배정하고 있다.

가령 1지망인 A고교의 경쟁률이 2대 1이고 이 학교에 최상위급인 351∼360점대 지원자가 10명이면 5명만 합격시키고 나머지 5명은 높은 성적임에도 2∼5지망에 배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1차 지망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무조건 1차 지망학생들을 배정받을 수 있어 별도로 상위권 학생 유치에도 나설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시내 8개 일반계고교 교장 회의를 갖고 현행 배정방식에 대해 의견을 수렴, 평준화와 학생선택권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모든 학교가 공감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오현고 제주일고 중앙여고 신성여고 사대부고 제주여고 등 인문계고 7개 학교에서는 지원자를 성적 구간별로 균등하게 배분하자는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반면 대기고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7개 일반계 고교들이 내놓은 개선안은 학생을 우선 내신 기준해 1등급부터 9등급으로 나눈 후 학교별로 등급별 정원을 책정토록 하자는 것이다. 이어 학생 배정은 내신과 연합고사로 성적을 산출한 후 등급별 경쟁률에 따르는 것이다.

반면 대기고는 모집정원대비 경쟁률(전체경쟁률)을 10점 급간에 적용하는 방안과 모집정원대비 경쟁률을 급간없이 전체학생에게 적용하는 방안 등 두가지 안을 제시했다.

대기고는 학생·학부모의 다양한 선택권을 존중할 수 있고 제도적으로도 현재보다는 성적편중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며, 중학교 학생 및 학부모가 각 고등학교의 교육활동을 평가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간 경쟁적 요소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하자민 대기고가 제시한 안은 7개교의 개선안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되며 2일 개최될 고교 교장단 회의에서 일정한 결론 도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도 교육청은 이들 일반계 고교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경우 독자적인 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