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로 피어난 '金萬德 정신'

2007-07-30     제주타임스

28일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있었던 ‘나눔 쌀 천섬 쌓기 운동’은 200여년 전 한 제주여인이 베풀었던 사랑의 실천을 재현했던 행사였다.

조선시대 사재를 털어 굶주림에 허덕이던 백성을 구휼했던 의녀(義女) 김만덕(金萬德ㆍ1739~1812)의 숭고한 베풂의 정신을 되새기자는 행사였다.

김만덕 기념사업회에서는 지난 6월부터 도내 180여개 초ㆍ중ㆍ고 학생 10여명과 도내외 44개 기관ㆍ단체ㆍ기업 등을 대상으로 쌀 1000섬 모으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들의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한 줌씩 모은 것이 1000섬을 훨씬 넘겨 1277섬이 되었고 이것으로 이날 ‘사랑의 쌀 탑’을 쌓아 올린 것이다.

이렇게 쌓아 올린 사랑의 쌀은 2.5톤 트럭 40대 분량으로 제주도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도내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어렵고 딱한 처지의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게 된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극심한 흉년기(1790~1794)에 도민들이 기아에 허덕이자 김만덕은 사재 1000금을 털어 다른 지방에서 양곡 500석을 구입해 도민들을 구휼했고 이런 자선이 알려지자 당시 정조 임금은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벼슬을 내렸다.

김만덕의 자선은 비록 200년전의 일이지만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해 점점 각박해지는 현재의 세태를 관류하는 한 줄기 의로운 바람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김만덕 기념사업회의 공동대표를 맡아 이날 행사를 주도해온 제주출신 텔런트 고두심씨는 “김만덕 선행이 오늘을 사는 학생들과 젊은 이들에게 나눔과 베풂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 문화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이 같은 ‘김만덕 정신’이 사회전반으로 번지고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꽃피우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