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까치가 보호받지 못할 이유
2007-07-05 제주타임스
까치는 그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온다고 해서 길조(吉鳥)로 불려 왔다. 그런 까치들의 횡포 앞에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해 하고 있다. 농작물을 해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까치는 더 이상 길조가 아니다. 먹이사슬 상 천적인 뱀이나 족제비, 독수리 같은 맹금류 수효가 급격히 감소한 데다 환경에 뛰어난 적응력과 강한 번식력을 보이면서 해마다 개체수가 늘어나 농작물과 전기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게 까치다. 오죽했으면 환경부가 유해조수로 지정하고 있을까. 도내 까치들은 한동안 주로 단감을 쪼아 농사를 망치더니 급기야 감귤로까지 공격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까치에 의한 전기고장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수 년 전부터 까치 포획에 나서는 등 까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해 왔다. 그런데 최근 까치를 포획하기 위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는 이동식 포획용 틀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제주농업기술센터가 5개의 까치 포획용 틀을 제작,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 지역 내 16개 농가를 돌며 이동 설치한 결과 모두 397마리를 포획했다는 것. 이 까치 포획용 틀은 일정한 영역을 점유하고 있는 텃새인 까치가 영역을 지키는 습성을 이용해 상자 속에 다른 영역의 까치를 넣어두는 방법으로 까치를 포획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까치사냥을 놓고 조수보호 등 환경문제를 제기할 필요는 없다. 동식물의 서식밀도를 가늠해 인위적으로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은 자연보호에 어긋나지 않는다. 더구나 까치는 제주의 텃새가 아니다. 제주에는 원래 까치가 살지 않았는데, 지난 1989년 서울의 한 단체가 까치 24마리를 제주에 공수해다가 방사한 이후 지금처럼 무지막지하게 늘어난 것이다. 까치는 이처럼 처음부터 제주도의 자연생태계에 거의 폭력적으로 도입됐던 것이다. 까치를 ‘동물계의 개민들레’로 규정하는 이유다. 이제 까치는 제주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공공의 적이다. 동요나 그림 속의 낭만적인 까치는 없다. 오직 퇴치해야 할 해조(害鳥)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