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여름철 불청객 비브리오 패혈증

2007-07-03     제주타임스

몇 년 전 한국에 절경이라는 홍도를 방문, 일박을 한 경험이 있다. 때는 여름 휴가철이라 홍도의 비경에 극치도 있었지만 수많은 관광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온 섬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관광객의 만족 수준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지만 한가지만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어 전염병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다행이다 싶은 것이 있었다.

숙소도착, 선착장에 나가 낚시구경도 했지만 못내 아쉬운 것은 먹을거리가 만만치 않아 우리일행은 전복에 소주를 한잔 할 요량으로 포장마차에 앉아 주문했지만 전복에 주요한 부위인 창자가 없는 전복만을 썰어 주는 게 아닌가? 주인장 보고 어떻게 된 것이냐는 물음에 지금 홍도 바닷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검출되고 있어 조개류를 생으로 판매 할 수 없는 실정이나 전복창자부위는 익혀드리겠다는 말을 듣고 일부 일행은 아무러치 않다고 그냥 가져오라는 말에 정 그러하면 전복을 팔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 사정을 알고 보니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성을 길거리에 포장마차 상인까지 그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블리피쿠스균(V. vulnificus)에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균에 오염된 해수 및 갯벌 등에서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만성질환자, 소모성 질환자, 알코올중독 및 습관성 음주자, 면역기능 저하자에게서 발생률이 높은 급성 세균성 질환이다.

6~9월에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일단 감염되면 병의 진행이 빨라 사망률(60%)이 높은 질환이므로 조기진단 및 신속한 치료가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하였을 때에는 급작스런 오한·발열·전신쇠약감 등으로 시작하여 때로는 구토와 설사까지 동반한다. 특히 넓적다리와 엉덩이 등에 부종·발적·반상출혈·물집·궤양·괴사 등이 나타나며 만성 간 질환이 있는 40∼50대 남자의 경우 치명률이 높다. 기저 질환이 없는 청장년의 경우에는 항생제 및 외과적 치료로 쉽게 회복 되며 예방을 위해 어패류 보관시 다른 식품과 분리해서 냉장보관하고, 56℃ 이상의 열로 가열하여 충분히 조리한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6~10월에 어패류 생식을 금하고, 해안 지역에서의 낚시나 갯벌에서의 어패류 손질 등을 피해야 한다.

여름철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처가 났을 때에는 맑은 물로 씻고 소독을 해야 한다. 횟집에서는 18℃ 이하의 원거리 심해수를 수족관 물로 사용하고, 어패류 조리 기구를 끓이거나 염소소독을 해야 할 것이다.

김   영   주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