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형 창조도시'의 건설

2007-06-28     제주타임스
전통과 환경이 어우러진 ‘제주형 창조도시’ 건설은 가능할까. 제주도가 지역특성을 살린 전통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제주형 창조도시 조성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경관 및 관리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다니 하는 말이다. 이에 따르면 제주도는 용역비 9억 원을 들여 기존 제주 경관관리의 문제점을 국내·외 사례분석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제주형 경관 창출에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며, 지역특성과 관광·문화 등 각 유형별, 테마별로 경관 특성을 가진 수 개의 권역으로 나눠 경관 형성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 또 경관·미관·고도지구를 비롯한 디자인 심사제도, 조망경관, 해안경관, 중산간 경관, 색채, 건축물, 공공부문 디자인(가로시설물, 옥외 광고물, 표지판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시된다고 한다. 그 동안 제주도내 도시개발 사업은 새로운 주택이나 상업용지 공급에 치중하는 시가지 팽창 위주의 양적 성장에 주력한 결과 고유의 자연경관은 물론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하는 삭막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파헤친 자리에 콘크리트 건물이나 짓는 등 도시를 개발의 대상으로만 인식해 특색 있는 공간창출에 무심한 결과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도시개발이 서울 변두리화(化)하는 것을 지양해야 할 때다. 도시를 생동감 있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의 지리·지형적 특성과 다른 지방에서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 및 독특한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활용한 도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제주형 창조도시 건설 계획은 매우 매력적인 명제일 뿐 아니라 큰 기대를 모으는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무분별한 도시경관과 국적불명의 도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은 제주의 경쟁력을 높이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실행 없는 탁상용 계획에 그쳐서는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