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만의 축제인가
한국 대 이라크 국가대표 축구경기…道, 입장권 판매 전적으로 서귀포시에만 부담
2007-06-12 한경훈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한 식구가 된 마당에 입장권 판매 부담을 거의 서귀포시에만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여러 도시와 경쟁 끝에 이번 A매치 축구경기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지역에서 5년여만에 열리는 이번 A매치에 대해 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하고, 유력시되고 있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경축대회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축구관람 문화가 열악한 지역실정을 감안, 불가피하게 부서별로 입장권 판매를 할당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행정기관들이 ‘나 몰라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서귀포시청 공무원들이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 지역에 할당된 입장권 2만5000매 중 부서별 판매계획을 보면 서귀포시청 2만매, 제주도청 2000매, 제주시청 1000매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A매치는 특별자치도가 무색하게 서귀포시만의 잔치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시귀포시청 공무원들은 “입장권 판매 부담이 과도하게 한 쪽으로 기울었다”며 “제주자치도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서귀포시지부는 12일 입장권 판매할당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통해 “할당된 입장권을 소화하기 위해 친지, 친구 등에 강매하고, 심지어 자신의 월급에서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힌 뒤 “이번 치러지는 경기가 서귀포만의 잔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별자치도가 된 마당에 서귀포 제주시의 구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제주도청을 향해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이어 “제주도청은 이번 경기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서귀포시에 할당된 2만매 중 적어도 1만매를 도청에서 소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제주도청과 제주시의 입장권 판매 할당량을 3000매로 잡았으나 이를 5000매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