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 유통구조 개선 말뿐인가
감귤 선과장은 고품질의 감귤을 선별하여 감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지하다시피 농산물 경쟁우위확보의 전제조건은 고품질이다. 여기에 유통은 필수다.
그런데도 고품질의 감귤을 선별하는 감귤 선과장 시설이 낡은 데다 소규모로 운영되면서 산지 유통구조 개선은 엄두도 못 내고 있음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대부분의 선과장은 1번과부터 9번과까지를 고르는 작업에 머무르고 있을 뿐 선별과정에서 당도를 비파괴로 판단하여 고품질의 감귤을 선별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도내 감귤 선과장은 총 680개소로 농협직영은 작목반을 포함하여 388개소다.
문제는 비파괴 광센서 선과기를 보유한 곳이 노지 감귤의 경우 10곳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이들 10곳의 연간 처리능력은 4만3000t으로 연간 상품 생산량 43만t의 10%다. 이는 당도를 직접 체크해 고품질의 감귤을 선별하는 능력이 10%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나머지는 크기 선별 능력만을 갖고 있는 선과장이어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를 감안하면서도 2017년까지라야 지금과 같은 유통구조에서 탈피, 선과장을 통폐합하고 작목반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앞으로 10년 후인 2017년까지는 현행 선과장 운영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선과장 통폐합을 통한 산지 유통구조 개선은 물론 산지거점유통센터(APC)에도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농림부가 APC를 30곳으로 늘려나간다는 제주도의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어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수입 감귤류와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제주 감귤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비파괴 광센서 선과기의 확대와 이를 통한 고품질 감귤 출하가 선결돼야 함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런데도 선과장 정비와 APC 확대문제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보다 적극적인 감귤 유통구조 개선 노력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