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없는 '현충일'
관공서 등 조기 게양 눈에 띄게 줄어
2007-06-06 진기철
예년과 같으면 거리 곳곳에 휘날려야 할 태극기가 눈을 씻고 둘러봐도 찾기 힘들었기 때문.
거리는 물론 주택가에서도 조기를 게양한 가정이 눈에 띄게 줄었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기관은 태극기를 아예 게양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특히 일부 기관은 태극기를 게양 했더라도 조기가 아닌 평상시와 다름없이 국기를 게양,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6일 제주시내 주요도로변과 주택가 곳곳.
예년 같으면 20-30m 간격으로 서 있는 전봇대와 가로등에 달려있던 태극기가 이날만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주택가 곳곳에도 조기를 게양한 가정도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몇 안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길에 나선 회사원 김모씨(45)는 “국기 게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태극기 게양을 적극 권유하는데 앞장서야 할 행정기관이 손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추념식을 거행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국기 게양이 이뤄질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시민 이모씨(34)는 “무슨 축제를 한다고 하면 거리 곳곳에 홍보 현수막은 물론 걸개그림과 깃발로 도심지 곳곳을 치장하면서 정작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 거리에서 태극기를 보지 못해 참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현충일의 의미가 조금씩 퇴색돼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서로 조금씩만 신경 썼다면 좀 더 뜻 깊은 현충일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