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자진신고 잘 안 한다

자진 신고하면 '불기소'…대부분 단속돼 '입건'

2007-06-05     김광호

학교폭력 자진신고 기간이 설정된 지 3개월 가까이 되고 있으나 신고가 미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학교폭력 자진신고는 지난 3월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개월 간 집중 단속과 병행해 실시되고 있다.

이 기간에 폭력을 저지른 학생이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면 입건되지 않아 처벌을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단속에 적발되면 불구속 입건 또는 소년부에 송치되고, 범죄 행위가 무거울 경우 구속될 수도 있다.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신고만 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제도인데도 대상 학생들이 신고를 꺼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도 대부분 대상 학생들이 자진신고하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고,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자진신고를 꺼리는 학생도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집중 단속 건수와 인원은 모두 27건에 81명이다. 이 중에 자진신고는 6건에 17명 뿐이다. 나머지 21건.64명이 피해자 신고 및 집중 단속된 인원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자진신고한 17명은 입건되지 않았다. 검사의 지휘를 받아 불입건, 선도 처리됐다.

그러나 단속에서 검거된 폭력 학생 중에 57명은 불구속 입건됐으며, 7명은 소년원에 송치됐다.

선도 처리될수 있었던 폭력 학생들이 범행을 은폐하거나, 신고를 꺼리다가 결국 형사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학교와 학부무들은 학생과 자녀의 폭력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할 게 아니라, 자진신고를 적극 유도해 전과자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한 두번 쯤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잘못을 계속 덮어두는 것은 문제다.

폭력 학생들이 폭력을 휘두른 사실을 떳떳이 자진신고해 건전한 청소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