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쟁력을 위한 대학의 선택

제주대ㆍ제주교대 통합에 따른 우리 생각

2007-06-04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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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과 제주교육대학 간 통합문제가 제주의 대학교육 최대 현안으로 대두 된지는 이미 오래다. 지난 1990년대부터다. 그러나 논의의 상대 쪽 대학 구성원들의 반대로 아직까지도 정리되지 않는 현안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근년 들어 교육부 대학구조 개혁단의 ‘국립대 법인화’ 등 대학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면서 제주대와 제주교육대학간의 통합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세계적 추세인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제주대학과 제주교대 통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교육의 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일정 규모 이상의 교육기반을 굳히지 못한다면 대학 생존경쟁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절박성에서 비롯됐다 하겠다. 따라서 제주대학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두 대학의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윈윈 전략을 갖자고 적극적 통합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반면에 교육대학 측은 제주지역 초등교원 양성기관으로서의 전통과 자긍심, 그리고 통합후의 위상 약화 등을 우려해 통합에 반대하거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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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같은 두 대학 나름대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제주도와 두 대학의 미래발전을 위한 우리의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결론을 말하면 “ 두 대학이 하나로 합쳐 더 큰 교육적 목표를 실현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지금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교육환경도 마찬가지다. 교육경쟁력이 생존전략이다. 그래서 교육의 특화, 차별화가 주된 변화의 흐름이다. 학생수 감소로 대학 정원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학별 재정환경도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대학별 통폐합은 바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도 마찬가지다. 홀로 살아 남기 힘든 생존 환경을 둘이 힘 합쳐 극복해보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감사원은 얼마 전 감사보고서에서 제주교대 입학정원의 적정규모는 60명 선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독자 생존의 여력은 그만큼 줄어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자 생존이 어렵다면 어느 쪽으로든 통합되거나 흡수될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상황까지 몰리기 전에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입장에서 통합논의의 물꼬를 틀 때가 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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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을 전제로 한 조건제시 등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통합의 전제조건의 경우 제주교대의 전통과 초등교원 양성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왜곡해서는 아니 된다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 교육대의 독립성과 기득권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해야 논의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사범대 초등교육학과 등으로 흡수 통합되어서는 아니 되며 ‘제주초등교육대학’ 등 단과대학으로 만들어 독자 캠퍼스를 인정하는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인적구성원에 대한 신분보장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두 대학의 통합이 이뤄지면 정부의 재정지원도 확대 보장해야 할 것이다. 교수 TO, 국책사업, 실험기자재 확충이나 제반 예산분야와 연동시켜 초등 교원 양성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두 대학이 통합되면 학생들에게도 득이 많을 것이다. 외국연수기회 확대 등 학생 참여프로그램의 다양성, 의과전문대학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따른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 이수 등 다양한 진로선택 등 질량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이냐, 반대냐, 어느 것이 대학의 미래 생존전략인지, 선택은 대학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