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제주유나이티드 FC, 제주도민이 살려야
제주유나이티드가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 지도 1년이 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그간 나름대로 선전하며 자존심을 지켜냈다. 지난 제주유나이티드 경기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홈경기에서의 제주가 보여준 모습은 팬들을 열광시키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관중동원 또한 신통치 않았다. 수만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꽉꽉 채운채 경기를 하는 유럽리그와 비교해 볼 때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이 문제는 제주유나이티드 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를 운영하는 구단이라면 어느 구단이든지 골치 아픈 문제로 남겨져 있다. 프로스포츠 수입은 크게 세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유럽리그를 볼 때 첫째가 관중들이 내는 입장료고, 둘째는 스타 선수들을 이용한 제품 판매고, 셋째는 선수들의 이적을 통한 이익창출이 그것이다. 한국 사정상 선수 이적을 통한 수익창출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맞 트레이드 성격을 띤 한국판 빅딜은 소속 선수가 외국으로 이적하지 않는 이상 이익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를 이용한 제품 판매 또한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다. 박지성이 소속해 있는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인 경우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팀중에서도 이를 이용한 수익창출이 가장 많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국내에서도 이런 방법을 이용한 수익창출은 맨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말들이 많다. 즉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맨유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통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를 이용한 수익창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진한 편이다. 왜 이런 현상들이 나오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이를 사는 구매자인 관중이 없다면 스타 마케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관중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표를 사고 낸 돈이 유일한 수입원인 한국에서 관중동원은 프로 스포츠의 사활과도 관계있다. 이는 단순히 표를 사고 낸 돈 뿐만 아니라 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스타들을 이용한 스타 마케팅도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들이 내세우고 있는 관중몰이 방식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자칫 하다가는 출혈이 심해 빈사상태에 빠지기 쉽다.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 들이겠다는 것도 한계가 있다. 유럽리그를 보다 국내리그 경기를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선수간의 기량차이가 현저한 시점에서 이를 이용한 관중 몰이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구단이 속한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소속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어떤 이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볼만한 내용이 아니다, 경기가 재미있어야 가지 재미없는 경기를 보러 뭐하러 가느냐는 식으로 빈정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여건상 유럽리그와 같은 현란한 플레이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네 입장에선 학생스포츠가 뿌리라고 한다면 프로스포츠는 그 열매인 셈이다. 프로가 없다면 선수들이 갈 곳은 없다. 거국적으로 보라. 우리가 경기장을 찾아가는 일은 프로 스포츠를 살리는 작은 실천일 것이다. 선수들은 관중들이 많은 곳에서 경기를 하면 힘이 난다고 한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왜냐하면 많은 이들이 자신을 지켜보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경기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경기장으로 가라. 그래서 응원하라. 그것만이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런 작은 실천을 하지 않고 국내 프로 선수들의 경기력만 탓한다면 당장이라도 보던 TV를 꺼버려라. 그런 사람들은 프로 스포츠를 즐길 자격이 없다. 우리가 돈을 주고 사는 표 한 장, 한 장에는 앞으로 프로 진출을 꿈꾸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밑거름이다.
고 안 석
편집부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