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먹구구식 행정 피해는 주민들만

2007-05-29     제주타임스

서귀포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귀포시가 지역공예공방 조성사업과 관련해 잦은 후보지 변경에다 사업부서마저 바뀌면서 허송세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지역공예기술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관광기금 3억 원과 지방비 3억 원 등 6억 원을 들여 지역공예공방 및 전시판매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당초 이 시설을 신효동 감귤랜드지구 내에 지난해 9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했다. 계획대로라면 벌써 이 지역에 공예공방과 전시판매장, 체험학습장 등이 들어섰을 것이다.

그런데 서귀포시는 느닷없이 시설부지를 표선면 소재 제주민속박물관 주차장 인근으로 변경했다.

이유는 감귤랜드의 경우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전시판매장 등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지역 공예업자의 상주 기피가 예상된다는 것.

그러나 서귀포시는 얼마 후 표선면 부지도 취소하고 새로운 지역공예공방의 후보지로 최근 이중섭미술관 인근 옛 서귀포극장 주차장으로 확정한 상태.

표선 지역 계획 역시 영업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민속촌 동종 입주 상인들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벌써 세 차례나 부지를 선정하고 변경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업추진 부서를 종전 관광진흥과에서 문화예술과로 변경하는 등 갈지(之)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공예공방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돼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이긴 하다.

하지만 입주 공예업체 유치 등을 담당했던 부서가 바뀌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 면에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애초 치밀한 계획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지 선정이 오락가락하면서 사업 지연과 행정력 낭비 뿐 아니라 행정에 대한 주민 불신마저 자초하고 있다.

벌써 완료됐어야 할 사업이 행정의 난맥으로 인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늦어지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언제까지 잘못된 행정으로 주민들만 피해를 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