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慈悲를 통해 相生의 삶을 가꾸자"

2007-05-23     제주타임스

불기(佛紀) 2551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불가(佛家)에서는 “부처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살도록 하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말한다. 세상이웃들이 더불어 다 같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처는 자비(慈悲)를 가르쳤다.

자비는 남을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다.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낮춰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는 마음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불가의 가르침이다.

이 같은 “나를 비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는 부처의 가르침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슴에 와 닿는 부처님 오신날이다.

우리가 처한 세상이 너무 삭막하고 욕심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의 요즘 상황은 더욱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도민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너무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FTA 타결로 인한 농민들의 고통과 찬반 갈등,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지역주민간 사회단체간 반목과 갈등이 도를 넘어 증오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그 어디에서도 상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상극의 칼날만 번득이는 듯 하다. 그러기에 “상극을 뛰어넘어 상생의 불토(佛土)를 이루자”는 불가의 다짐이 참 그럴듯한 교훈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날 하루만이라도 불자든 아니든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려 남을 배려하고 남의 고통을 덜어 주라”는 부처의 가르침을 묵상(默想)해보자는 주문을 하고 싶다.

이런 묵상을 통해 단절됐던 소통이 이어지고 갈등과 분열을 화해와 일치로 엮어 낼 수만 있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고통은 좀더 덜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부처님 오신날이 자비를 통해 상생의 삶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지기를 기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