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어요" 경찰 수사
알고보니 어머니 꾸중 듣기 싫어 거짓말 '해프닝'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어린이가 납치됐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기 싫어 납치됐었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밝혀지는 웃지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해프닝은 초등학교 3학년인 A양(10)이 지난 17일 오후 6시께 “슈퍼마켓에 간다”면서 집을 나섰다가 집 근처에서 놀다 1시간 뒤에 집에 들어가면서 발단.
늦게 귀가한 것에 대한 꾸중을 듣지 않기 위해 납치됐었다는 거짓말을 시작한 것.
제주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17일 오후 6시께 제주시 연동 소재 모 마트 앞 도로를 걸어가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검정색 승용차에 자신을 태우고 납치했었다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A양은 “껌을 사기 위해 집을 나와 슈퍼마켓으로 걸어가던 중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자신을 강제로 차량 뒷자리에 태웠다”면서 “이 후 인근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손을 만지려 하자 문을 열고 뛰쳐나와서 도망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상·하의 검정색 옷을 입었고 스포츠형 머리에 뚱뚱한 체격의 20~30대로 보이는 남자였었다는 A양의 진술을 토대로 동일 전과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해 분석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A양의 아버지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2차례에 걸쳐 A양을 설득했고 결국 A양은 "어머니로부터 꾸증을 듣기 싫어 납치됐었다고 말했다"며 거짓말한 사실을 털어놨다.
A양이 거짓말한 사실을 실토하면서 납치(?)사건은 신고 하루만인 18일 오후 4시께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받고 사건현장을 확인한 결과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어떻게 이런 곳을 범행 장소로 정했을까하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거짓말임이 밝혀지자 허탈은 하면서도 그나마 납치라는 강력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