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름 주변이 밀렵도구로 몸살

2007-05-17     제주타임스

야생동물 불법 포획이나 쓰레기 야산 불법투기, 곶자왈 훼손, 자연석 무단채취 등 다양한 환경파괴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음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야생동물 불법 포획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오름 주변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문제다.

제주시가 최근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 인근 민오름 일대에 대한 환경지킴이 현장 봉사활동을 벌인 결과 노루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설치된 올가미 20여 개가 발견됐다.

현장에는 덫에 걸려 죽은 노루 2마리도 함께 발견됐다.

이와 함께 조천읍 선흘리 소재 물찻오름 산정호수에서는 고기잡이에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그물망 1개도 발견됐다.

또 오름 주변에 버려진 음료수병과 폐비닐 등 각종 쓰레기 200여㎏도 수거해 처리하는가 하면, 지난달 28일에는 봉개동 물장오름에 대한 자연정화활동을 벌여 쓰레기 500여㎏을 수거하기도 했다.

사실 제주지역은 각종 텃새나 철새 등의 조류는 물론이고, 노루와 오소리 등의 중대형 포유류가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곳이다.

하지만 엽총이나 밀렵도구를 이용한 밀렵행위는 동물의 숫자가 감소하는 것에서 나아가 섬지역 특유의 생태시스템을 파괴하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노루 등 야생동물의 진로를 원천봉쇄하면서 오름과 중산간 일대 곳곳에 설치돼 있는 덫이나 올가미 같은 밀렵도구는 사람이 수거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야생동물의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것이다.

노루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설치된 올가미는 이번에 발견된 것만 20여 개지 앞서 발견된 것을 합치면 수 백 개에 이르며, 발견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오름 주변에 널려 있는 쓰레기도 환경 오염에 한몫하고 있으니 정말 걱정스런 일이다.

이제 오름과 중산간 곳곳의 올가미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