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2007-05-16     제주타임스

모처럼 황사로 뿌옇던 하늘이 제 빛을 드러내던 주말 오후, 오랜만에 집사람과 아이 둘을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이도2동 공원을 나갔다. 4살인 큰 아이가 오랜 만에 외출이라 너무 들떠 신나게 뛰었다 점프했다 보도를 활보하고 있는데, 한마음 병원 사거리 앞 보도를 갑자기 오토바이 한대가 경적도 울리지 않고 쌩하고 바로 10M 앞에서 우리 앞으로 우회전하면서 보도를 따라 죽 다가왔다. 화들짝 놀라 옆으로 큰 아이를 안고 비켜섰다. 잠시 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배달 업무가 바쁜지 안전모도 쓰지 않은 이륜차 한대가 유턴 금지 구역에서 아주 멋있게(?) 중앙선 침범을 한 후 곡예를 하듯 지그재그로 중앙선을 왔다갔다 하면서 쌩하니 가버린다. 속에서는 알지 못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제주경찰서에서는 올해 4월 한달 동안 이륜차 운행문화 개선 및 안전운행에 대하여 신문, 라디오 를 통한 대대적 홍보 및 이륜차 배달업소를 상대로 서한문 등 홍보전단지 등을 발송하였고 5월부터 무기한 이륜차 교통위반사항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5월 중순이 다된 지금까지 이륜차 불법운행이 일부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길이 없다. 본인도 직업상 이륜차를 하루 종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얼마나 편한 문명의 이기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것 또한 이륜차이다. 그래서 오토바이 안장에 앉을 때는 항상 정신을 가다듬고 긴장을 하면서 운행을 하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불조심만이 아니라 이륜차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의식이다. 지난해에만도 이륜차 교통사고로 제주도내에서만 260여명이 사상당했다. 아무것도 아닌일 같지만 지난해 도내에서 화재로 사상당한 사람은 불과 몇 십명에 불과하다. 근시안적으로 보면 당장 경제적인 피해는 화재가 이륜차 교통사고의 경제적인 손실보다 클 것 같지만 이륜차 교통사고가 더 많은 인명피해로 인해 사망보험료, 치료비 및 장기간의 재활의료비, 사상자들의 노동력 상실, 가족들의 정신적 충격 등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보면 이륜차 교통사고가 화재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러함에도 아직도 일부 극소수 이륜차 운전자들은 위와 같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경찰 및 시민단체 등에서 최선을 다해 이륜차 운행문화개선 운동을 펼침으로 인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운동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것은 그 누구도 될 수 없고 바로 이륜차를 운전하는 운전자 자신만이 이 운동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조금만 양보하는 운전자의 양심만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김   재   종
제주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