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평] 관광기념품산업 육성하려면

2007-05-14     제주타임스

관광이란 무엇인가.

관광은 가끔 낮은 문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관광은 오늘날 ‘삶의 질’을 측정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관광객의 행위와 열망은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 자아의 인식, 그리고 사회적 열망들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관광인류학의 관점에서 보는 성공적 관광소재나 관광요인에는 ‘문화적 자신감’과 ‘상징적 전도 및 반전’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말한다.

문화적 자신감이란 관광객들이 미리 예상했던 것들과 익숙하게 알고 있던 것을 확인할 때 느끼는 만족감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반면 상징적 전도 및 반전은 인간의 정신과 생활의 양식 속에서 한 지침의 의미나 한 집단의 의식을 반전시키는 데서 유발되므로 꼭 그것이 잘 알려져 있거나 역사적으로 인정되어진 것에 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대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열대지역은 언제나 관광의 대상이다.

보이지 않는 수출산업

관광기념품만 해도 그렇다. 관광기념품이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관광기념품을 일컬어 ‘보이지 않는 수출’이자 ‘살아 숨쉬는 산업’이라 하는 것을 보더라도 관광기념품이 관광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자타가 공인하는 제주지역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관광기념품 산업은 비교적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제주는 물론 경주나 설악산 등 국내 유명관광지 어디를 가도 거의 똑같은 관광기념품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살만한 관광기념품이 없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제주의 관광기념품 산업은 지역의 1차 산업 원자재의 활용도를 높이는 연계산업으로서 중요성이 큰 산업임에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곧잘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제주도가 민속공예기술을 전승하고 우수 공예품을 발굴하여 관광기념품으로 상품화하기 위해 해마다 열고 있는 ‘관광기념품 및 공예품 공모대전’도 입상작들의 상품화율이 매우 부진한 데다 일부 상품화된 것도 제주를 대표할 만한 관광상품으로 성장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공모대전은 올해도 오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예정이어서 어떤 디자인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 관광기념품이나 공예품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좋은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소비자(관광객)들의 욕구를 찾아내 그들이 좋아할 상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제품생산 과정의 알파와 오메가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이 성공의 열쇠

‘제품 성공의 열쇠는 80%가 디자인’이라는 것은 세계적 기업인 필립스사의 경영전략이지만 이는 관광기념품 산업에도 적용되는 경구가 아닐 수 없다.

디자인이 상품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관광기념품은 선진관광국에서도 공산(工産) 기념품과 토산품(공예품)이 양대 산맥을 이루거니와, 따라서 우리도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지방의 고유성과 상징성 및 다양성을 고루 갖춘 세련되고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내야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최근 제주상공회의소가 관광기념품 육성을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관광기념품 관련 업계 대표들이 관광기념품 전담 조직기구 신설을 비롯해 지역 명품판매장 설치, 관광기념품 산업 육성을 위한 조례제정 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하는 데, 이는 행정당국이 경청할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관광대국이라는 프랑스와 일본처럼 관광기념품 전문업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필요하다.

아무튼 제주의 관광기념품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발전 로드맵과 함께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   원   민
논설위원/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