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인본부협의회'에 기대함

2007-05-08     제주타임스

이른바 골목상권이 대형할인점에 밀려 초토화되고 있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동네 수퍼 등 골목상권은 지역경제의 최소단위 버팀목이라는 점에서도 골목상권이 쇠퇴하면 지역경제가 침체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대형할인점과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유통 채널이 거대화·다양화되면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협의회가 구성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킹마트물류본부, 제주근대화연쇄점, 남양체인본부, 제주수퍼마켓협동조합 등 도내 4개 유통체인이 연합해 결성한 ‘체인본부협의회’가 그것.

이들 4개 유통체인의 1500점주로 구성된 체인본부협의회는 대형마트와 농협하나로마트에 대응체제를 갖추고 골목상권 지킴이로 나선다고 한다.

협의회는 우선 공동구매 공동배송으로 보다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1500가맹점에 공급, 지역내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사실 소비자들이 대형할인점이나 농협하나로마트 등을 선호하는 이유는 값이 싸고 원하는 물건을 한 곳에서 모두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동네 수퍼는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쌀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물품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사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말로는 골목상권, 지역상권을 살리자고 하지만 동네 수퍼나 재래시장 등이 상품의 가격이나 질,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온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실정이 그런데도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을 애용하자고 아무리 강조해본들 그것은 메아리 없는 함성일 뿐 소비자의 감성이나 동정심에 기대서 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체인본부협의회가 발족한 것은 골목상권에서도 좋은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불빛을 보여주는 일이다.

이것이 대형마트의 대항마로 성장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