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Lady first with Navy!

2007-05-02     제주타임스

흔히 말하기를 해군을 ‘국제 신사’라고 한다. 해군은 함정을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기에 외교관만큼이나 타국의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다.

외교관이 개방된 자세로 타국의 문화와 역사를 수용하듯이 해군도 타국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해군의 고급문화는 이렇듯 해군이 국제적 신사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발전돼 온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 즉, 젠틀멘(gentlemen)은 산업혁명시 영국에서 중산층 계급을 젠트리(gentry)라 부르면서 시작되었고, 해군을 국제 신사라 부르는 일화가 있다. 미국이 남북전쟁 발발 무렵, 아프리카 등지에서 흑인들을 강제로 노예수송선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와 동물처럼 부렸다고 한다.

그 당시 영국인들의 눈에는 미국인들의 이러한 비인간적인 행위를 용납할 수 없었고, 영국 해군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노예 수송선을 막고 아프리카 흑인들을 원래 고향으로 보내 주었다고 한다.

신사도의 특징으로는 명예를 중시 여기는 태도와 페어 플레이 정신, 여성에 대한 정중한 태도(lady first)와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위로 등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lady first 정신은 국제신사 해군의 문화와 관계가 깊다.

특히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 주듯이 배를 최초로 띄우는 진수식에선 선박마다 고유이름과 선체번호를 부여하는 선박 명명식이 거행되는데, 기독교에서 물로 세례를 하듯 배 역시 삼페인을 뱃머리에서 터트리며 이름이 지어진다.

그리고 진수식의 핵심은 여자 주빈을 마지막으로 선박과 진수식장간에 연결된 밧줄을 절단하는 순간이다.

즉 밧줄을 절단하는 것은 선박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기가 태어날 때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 연결된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해군의 문화는 여성과 연관돼 있고 그만큼 여성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 못지않게 우리나라 여성, 즉 어머니들이 바람도 동일하리라 여긴다. 모든 어머니들은 자녀들이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태권도나 유도 등 체육관에 보내는 이유는 단지 심신단련이나 신체 건강 때문일까? 아마도 험난한 세상에서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 더 클 것이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세종대왕, 율곡 이이, 이순신제독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커 주기를 바란다.

어머니들의 이러한 바람은 무엇 때문일까?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조국을 위해 무엇인가 준비(유비무환)했던 분들 아닌가! 세종대왕은 4군 6진을 설치하여 북쪽의 오랑캐로부터 나라의 안위를 보장했고, 율곡 이이는 10만양병설을 주장하며 왜란을 대비하자 했으며, 이순신 제독은 임진왜란시 혁혁한 공을 세워 나라를 구해 세계 해전사에 길이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성을 존중하는 국제적 신사이자 오직 조국의 안위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진 해군이 제주의 안보를 책임지고 평화를 지켜줄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김   동   문
제주해군기지사업준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