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의학상식] 33)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모기가 뇌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돼지, 소, 말 등과 같은 동물의 피를 빨고 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난 다음에 사람의 피를 빨 때 바이러스균이 옮겨져 전염되는데, 모기의 활동이 많은 여름철과 초가을에 많이 발생하는 계절적인 전염병으로 대개 7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8월, 9월까지 많이 발생하고 10월부터는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0일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이종구)는 올해 일본뇌염 유행예측조사결과 4월 20일 전라남도에서 올해 첫 번째로 일본뇌염 매개모기를 확인함에 따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습니다.
감염모기에 물린 후 7~20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지만 95%는 무증상이나 발병은 급성으로 진행되며 고열, 두통, 현기증, 구토, 무욕 상태(apathy)혹은 흥분상태 등이 초기에 나타나며, 병이 진행되면 의식장애,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특히 일단 뇌염이 발병하게 되면 사망률이 5~10%로 높으며 회복되더라도 20~30%가 기억 상실, 판단능력 저하, 사지운동장애 등 후유증이 남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뇌염의 발생한 계절, 나이, 임상 소견 등으로 추정, 진단이 가능하며 확진은 혈청학적 검사, 바이러스 배양 등으로 하지만, 치료는 아직 특효약이 없고 호흡장애, 순환장애, 세균감염 등에 대해 보존적인 치료방법 뿐입니다.
급성기에는 절대안정을 하고 환자가 혼수상태인 경우에는 호흡기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열이 있으면 해열제와 얼음물 찜질을 사용하여 열을 내려주며 경련, 뇌부종에 대해서는 약물을 투여합니다.
폐렴이나 요로감염이 있을 때는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이와 같이 특효약이나 특수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일본뇌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본뇌염의 예방을 위한 매개 모기의 구제, 증폭숙주인 돼지, 소 등의 대책 등이 필요하나 이는 직접적으로 가정에서 행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접종과 개인위생관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5세미만의 아동은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꼭 맞아야 하며 예방접종으로 발생은 줄 일 수 있으나 근절되지 못하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개인 위생과 집 주변을 청결히 하고 웅덩이 등 모기서식처를 제거하여 모기의 번식과 서식을 방지하는 환경 위생이 중요합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에는 사백신과 생백신이 있으며 WHO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사백신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사백신의 경우 모든 영유아가 접종 대상이 되며, 생후 12~24개월에 1주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2차 접종 후 12개월 뒤 3차 접종 만 6세, 만 12세 때 각각 1회 접종을 합니다.
그리고 생백신의 경우 역시 모든 영유아가 접종 대상이 되며 생후 12~24개월에 1회 접종하고 12개월 후 2차 접종을 하며 만 6세 때 3차 접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접종 후 발적, 통증과 주사부위 부어오름, 발열, 발진 및 아주 드물게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접종 후 주의관찰이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취침 시와 야영 시에는 모기장을 치거나 모기약 또는 모기향을 이용하여 모기의 접근을 막고 몸이 피로하지 않게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지나친 직사광선을 피하여야 합니다.
야간에는 가능한 한 옥외활동을 삼가는 등의 예방활동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김 석 헌
한국병원 소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