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지사의 행사참석 조정 필요
기관·단체장의 행사참석은 어찌 보면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스로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행사는 말할 것도 없고 여타 행사에도 축하와 격려 차원에서 참석하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자잘한 마을단위, 단체단위 행사까지 돌봐야 하는 경우도 많아 몸이 열이라도 모자란다.
특히 주민들이 투표로 뽑은 민선단체장의 경우 행사가 많은 달에는 행사참석을 위해 가히 살인적 일정을 소화해야 할 정도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도 많다.
오죽했으면 김태환 지사가 각종 행사의 기관장 참석문제를 놓고 ‘조정’을 주문했을까. 김 지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5월에는 각종 문화행사, 체육대회, 기념일 등이 너무 많은데, 지사 또는 부지사, 실·국장 등 누가 참석해야 할 지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조정해 나갈 것”을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로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인의 날, 부처님오신날 등 각종 기념행사가 즐비한 데다, 마을에는 경로잔치와 체육대회 등이 곳곳에서 열리면서 도 단위 기관장의 참석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시콜콜한 마을 단합대회 성격의 행사에까지 도지사의 참석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 도지사의 행사 참석을 놓고 강도 높은 ‘교통정리’와 함께 ‘행사구조조정’도 절실한 형편이라는 것. 이처럼 도지사의 참석을 요구하는 행사가 많은 것은 도지사가 얼굴을 비쳐야만 행사가 빛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비뚤어진 의식 때문이다.
또 도지사로서도 ‘표’를 의식해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도민들이 도지사를 선출할 때는 문화행사나 지역체육대회, 경로잔치, 동호회 같은 행사에 참석할 대표선수를 뽑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도지사가 지역행사에 참석해 상투적인 인사말이나 하고 돌아가는 그 시간에 산적한 도정 현안을 챙기는 것이 도민을 위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이제 대회나 행사에 도지사를 억지로 초청하지 않는다는 운동이라도 전개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