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지승이를 기리며
사랑하는 지승이를 기리며
지승아! 지승아!
내가 죄인이다. 내가 죄인이다.
너를 위해
이 못난 아빠 엄마가 너를 위해
해준 게 하나도 없는데
이 못난 년.
이 불쌍한 지승아!
너는 어찌
이 애비 어멍의 가슴에 못질만 하느냐
사랑한다. 사랑한다.
너 하나만으로
네가 있으므로
행복했는데, 든든했는데
그 어떤 힘든 일들도,
슬픈 일들도
참으면서, 참으면서
살 수 있었는데.
허무하구나.
꿈만 같구나. 지승아!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너의 행복을 위하여
우리의 가정을 위하여
열심히, 열심히 살았는데
돌이켜보면, 다 부질없구나.
너와의 함께 한 시간이
아쉽고 애통 하구나
지승아, 똑똑한 나의 딸 지승아!
너와 우리의 인연이 이것뿐이구나.
지승아, 지승아, 사랑하는 지승아!
동화책 속에 해와 달의 사연을 너는 알고 있겠지.
우리는 원하지 않았는데
원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그렇게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정해진 운명이라면
인정하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너를 생각하며
눈물로 아빠 엄마를 애타게 찾고 있는 너를 생각하며
밤을 지새운 지 40일이 지났다.
무엇하나 할 수 없는 아빠 엄마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영리한 네가 잘 알 것이다.
아니
영혼이라도 있었으면 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밤을 지새웠는지,
남모르게
어떻게 했는지를
영혼이 있으면 알 것이다.
지승아!
이 아빠 엄마는 너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구나.
바람처럼,
풍매화처럼
자유롭게 해주고 싶구나.
하여, 네 육신, 너의 모든 것을 다시
하늘로 보낸다.
먼 훗날
네가
이 아빠 엄마보다도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너를 보낸다.
그러니, 너도 잊어라
지원이도 잊고, 아빠 엄마도 잊고
또 다는 너의 세상에서 행복해라.
그것이 이 못난 아빠 엄마의 마지막
부탁이다.
지승이를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