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현역해군ㆍ해병 휴가

'해군기지 유치 홍보위해'…도민여론 왜곡 '논란'

2007-04-22     임창준

해군본부가 제주출신 현역 해군·해병을 대상으로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한 ‘휴가’를 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달들어 김태환 도지사가 여론조사를 통해 도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이같은 휴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출신 군인을 활용한 해군본부의 제주해군기지 홍보휴가가 자칫 도민 여론을 왜곡하고 도민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해군·해병대에 복무중인 제주출신 장병·하사관·장교들은 최근 소속 부대로부터 휴가를 얻고 고향을 방문, 해군기지 설치 타당성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몇 예로 제주시 연동 강모씨(52))에 따르면 해병대에 이등병으로 복무중인 아들(21)이 이달초 신병훈련 및 부대 배치 후 4박5일간의 정기 휴가에 이어 지난 19~25일까지 6박7일간 별도의 휴가를 얻고 가족·친지·친구 등 주변 지인들에게 해군기지 찬성 내용의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

홍보 휴가에 앞서 이미 휴가를 얻은 김모 이등병(21·해병)은 제주해군기지 설치 교육 및 홍보를 위해 휴가기간이 2일간 연장되기도 했다.

김 이등병처럼 휴가를 실시중인 해군·해병 장병들은 제주방어사령부에서 해군기지 설치에 따른 장점 등의 교육을 받은 후 해군기지 유치 필요성을 주변에 알리고 있다.

해군본부가 제주출신 현역 해병·해군의 휴가를 장려하는 것은 해군기지 설치 타당성을 주변에 홍보함으로써 5월말 이전에 실시될 제주도의 여론조사 과정에서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 제주해군기지사업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주해군기지 설치 타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부대장의 재량 및 장병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휴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여론조사 실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모씨(49ㆍ제주시 연동)는 “지난 1월 이후 2번이나 휴가나온 아들이 해군기지 유치성을 강조했다”면서 “내 자신과 소신이 달라 아들과 말다툼도 벌였다. 휴가 나오니 돈만 쓰니 이젠 휴가 나오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