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납치 협박전화 등장

부모ㆍ자녀 휴대전화 입수 뒤 돈 송금 요구…전국망 요주의

2007-04-16     김광호

부모와 자녀의 휴대전화 등 개인정보를 입수한 뒤 자녀를 납치했다고 거짓 납치 협박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 피싱’이 등장해 학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다.

16일 경찰 관계자는 “요즘들어 서울과 지방에서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를 꺼 놓게 한 뒤 집에 전화해 아이를 납치했다며 돈을 부치라는 거짓 납치 협박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돈을 송금하지 말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직 도내에서는 이런 형태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나, 전국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법이어서 언제 피해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범인들은 지난 14일 서울의 한 가정집에 전화를 걸어 “아들을 납치해 건물 신축공사장 19층에 데리고 있다. 살리고 싶으면 돈을 송금하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깜짝 놀란 아들의 어머니는 협박범이 불러주는 계좌로 2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들이 납치했다는 아들이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에야 거짓 납치 협박 전화인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피해자 아들의 휴대전화에 찍힌 협박범들의 전화 발신지가 외국으로 추정되고, 송금 영수증의 수신자 이름이 ‘wang’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의 배후가 중국 범죄 조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수법으로 보아 범행 대상이 서울 등 제한된 지역이 아니라 전국망인 같 같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은 휴대폰번호, 집주소가 적힌 학교 비상연락망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