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기금 지원 감귤농가 '노심초사'

한ㆍ미 FTA 발효시 월동온주 영향 불가피

2007-04-15     한경훈
감귤분야 FTA기금 지원을 받은 농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빚을 얻어 시설에 투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ㆍ미FTA 협상 타결이라는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4년 4월 한ㆍ칠레 자유무역(FTA)협정 발효에 따른 과수농가 보호를 위해 ‘과수산업육성계획안’을 마련하고 점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 감귤의 경우 그 하나로 노지감귤을 하우스감귤로 전환토록 하는 FTA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노지감귤 위주의 단순한 재배형태에서 탈피, 연중 생산체계 기반을 마련해 농가 소득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4~2006년까지 376농가를 대상으로 비가림하우스(월동온주) 시설 114.1ha에 232억9700만원(보조 50%, 융자 30%, 자부담 20%)이 지원됐다. 사업비의 50%는 사실상 농가가 빚을 내 투자한 셈이다.

그런데 한미FTA 협정 체결이 유력해지면서 FTA기금사업 대상 농가들의 걱정이 말이 아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보다 싼 가격에 수입되는 오렌지의 공세에 월동온주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오렌지 관세와 관련, 국내산 감귤 유통 기간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현행 50%를 그대로 유지하되 이외의 시기에는 30%를 7년간 적용한 후 완전 철폐키로 했다.

월동온주 출하시기가 1~4월임을 감안하면 영향이 불가피하다. 오렌지 관세가 높게 적용되는 1~2월에 출하가 몰려 가격하락 사태를 맞을 것으로 농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FTA지원사업으로 2000여만원의 빚을 내 800평의 바가림하우스를 조성했다는 양 모씨(남원읍 신예리)는 “영농후계자 당시 행정에서 파인애플 재배를 권장하기에 빚을 내 투자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이번에 또 다시 행정에서 권장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