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삭막한 사회

2007-04-05     제주타임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물질적 풍요 속에 그저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들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이 너무 험악하게 변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까지 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강력범죄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자녀마져 범죄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장기간 경제난에 기업이 도산하고, 가정이 무너지고, 생활고에, 빚 독촉에 자살을 한다. 이처럼 신문과 방송 그리고 각종 메스미디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내용은 참으로 흉흉하기만 하다. 더구나 우리의 가족, 친척, 친구, 이웃마져도 믿지 못하게 하는 등 사람들은 점점 더 흉악해지고 삭막해지고 있다. 이처럼 믿고 싶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는 일들이 연일 벌어지는 이런 세상이 어떻게 올 수 있었는지 상상이나 했을까 만은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든 세상이 아니겠는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접하다가 보면 그저 우리네 앞날이 캄캄하다는 것 밖에 달리 생각할 방법이 없다. 사회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면서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왔는가를 생각하면 참으로 허무하다.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삭막해 졌는가.

이 모든 것이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의 갈등, 위정자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일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과거 우리네 선조들은 지금보다 더 없었을 때도 자살을 하지 않았으며, 남의 것을 탐내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 정도로 여기지도 않았다. 또한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남을 해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더 없이 살았을 때도 이웃과 함께 살아오던 우리들이 왜 이렇게 자기 것만을 소중하게 알고 자기를 위해 남을 죽이기까지 하는 이기주의적 사고를 갖게 된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이렇다. 그동안 먹고 사는데 에만 신경쓰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소중한 것을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우리들의 공동체문화인 전통적 생활양식을 다 잊어버리고 그저 남의 것을 내 것 인줄 알고 좋아라하는 요즈음의 세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의 전통 문화는 나눔의 문화이다. 그리고 하나 됨의 문화이다.

또한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문화이다. 우리가 살아 가는데만 열중하다 보니 이런 소중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 지금, 그저 자기만을 위해 남을 죽이기까지 하는 그런 삭막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라는 말만을 강조하는 이질적인 모든 문화를 이제는 가려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라는 말을 다시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전통 속에까지 뿌리 깊게 내리고 있는 그러한 남의 것들을 옥석을 가려내어 단절시킬 때가 되었다. 우리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어릴 적부터 먼저 알려주고, 우리네 삶 속에 녹아 흐르는 정(情)을 알려주어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는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위해(危害)하고 희생시키는 그런 삭막한 사회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반성 또 반성 하고 노력해야 하겠다.

이   광   래
제주관광대 사회복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