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승 어린이 실종 20일째 '감감'
수사 장기화 되면서 "초동수사 문제 없었나" 의구심도
2007-04-03 김광호
경찰이 수사본부를 설치해 대대적인 수사를 펴 오고 있으나 아직도 사건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 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양 어린이가 실종된 것은 지난 달 16일 오후 5시께다. 이날 양 어린이는 피아노학원 교습을 마치고 학원 차량으로 자신이 사는 서귀포시 서홍동 모 빌라 앞까지 왔다가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실종신고를 받고 실종장소와 주변 인물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은 바로 공개 수사의 시점 때문이다. 물론 목격자가 없는 데다 단서가 될 만한 물품도 발견하지 못해 초동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건 초기부터 범인의 윤곽(전화 목소리 등)이 드러나는 유괴사건과 달리 실종사건은 유괴인지의 여부 등 단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경찰의 신중하고 철저한 초동수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목격자나 이렇다 할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바로 공개수사에 들어갈 경우 오히려 범인의 완전 범죄(?)를 돕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결과론적인 지적일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도 실종신고 접수 후 주변인물 등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고, 18일 수사본부를 설치해 전면적인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혹시 며칠 간 비공개 수사로 범인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수사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긴 막연한 가능성 때문에 수사 시기를 놓쳐서도 안되고, 공개수사라야 사건 해결이 빨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목격자와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공개 수사를 서두르는 것은 붙잡을 수도 있었던 범인을 놓쳐버릴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3일 보다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수사 인력을 증원했다. 수사본부 인력을 기존 6개팀 48명에서 7개팀 54명으로 늘렸다. 도민들도 이를 계기로 사건이 빨리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경찰은 또, 이 사건 범인 검거 등 유공 경찰관에 대해 1계급 특진시키기로 했다. 미제사건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의 강력한 수사 의지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