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체결 제주경제 '큰 타격'

도민들 반응…"하우스 농가 빚더미 앉게 될 것"

2007-04-02     한경훈
2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제주 감귤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도내 감귤원 면적의 65%를 점하고 있는 서귀포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전망과 과제=한미는 이번 협상에서 오렌지의 경우 국내산 감귤 유통 기간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현행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되 이외의 시기에는 계절관세 30%를 7년간 적용한 후 완전 철폐키로 했다.
국내 수입오렌지의 95%가 미국산인 점을 감안할 때 오렌지 관세 감축 및 철폐는 제주 감귤산업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10월까지 생산되는 월동온주와 한라봉 등 만감류는 저가 오렌지 공세에 직면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감류 재배농가들이 계절관세 적용을 피하기 위해 수확시기를 조정할 공산이 커 노지감귤에까지 도미노 피해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한미FTA 협상 타결로 중국ㆍ일본과의 FTA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제주산 감귤과 이들 국가산 감귤은 지리적 근접성, 재배품종의 유사성 등으로 직접 대체관계가 일어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제주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감귤 생산량 감축을 위한 지속적인 감귤원 폐원과 함께 고품질감귤 생산을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또 작목전환 시 적절한 보상, 소득보전직불제 등의 감귤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반응=한미FTA 오렌지 부분 협상 내용이 전해지자 서귀포시민들은 “이제 감귤산업이 붕괴위기에 놓였다”며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라봉 농가 함승범 씨는 “계절관세가 도입된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제외되는 기간에 출하되는 감귤류는 낮은 관세로 들어오는 오렌지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이제 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한 하우스 농가들이 빚덩이에 앉을 것”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농가 박순배 씨는 “이번 계절관세 도입 결정은 피해면에서 관세 완전 철폐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감귤산업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감귤산업 보호를 위한 장치를 잘 마련해 놓기나 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강승우 씨는 “이번 한미FTA 협상 타결은 감귤 뿐만 아니라 취약한 1차산업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국회가 협상안에 대한 비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