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세라세라
케세라세라
최근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개발공사에 대한 감사결과는 충격이다. 그간 세간에서 나돌던 전임지사의 복마전이라는 의혹을 사실로 확인해준 증표다.
그 내용을 보면 “진짜 이럴 수 있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전임지사의 비호아래 ‘있어서도 안되고 해서도 안될 인사’를 마구잡이식으로 해왔다.
이 과정에서 내부 반발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서 다시 비정규직을 충원하는 등 조직을 확대해 왔다.
그러다 ‘걸리면 말고 안 걸리면 다행이고’식이었다. 한마디로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될대로 되라)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다섯 살 난 꼬마 아이가 있었다. 하루는 유치원 선생이 코끼리와 닭을 그리라고 했다. 이 꼬마 아이는 한참 생각하다가 코끼리 몸집에 닭다리를 그려 놨다. 자기 딴엔 무척이나 간단명료하면서도 잘 그린 그림이었다. 환상적(?)인 그림이었다.
이 그림의 제목은 ‘닭다리 코끼리’였다.
▶유치원 선생이 이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코끼리면 코끼리를 그리고, 닭이면 닭을 그려야지 왜 '닭다리 코끼리‘를 그렸느냐고 꼬마에게 물었다.
꼬마 왈 “선생님이 코끼리와 닭을 그리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린건데…” 오히려 꼬마가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꼬마는 선생님의 의도와는 달리 코끼리와 닭을 한꺼번에 그린 것이다.
▶지금 제주개발공사가 바로 이 꼬마가 그린 ‘닭다리 코끼리’에 다름아니다. 코끼리 몸집을 지탱하기 위해 별별 짓을 다했지만 결국 닭다리는 코끼리 몸집을 지탱하지 못해 부러졌다.
이제 남은 것은 코끼리에 걸맞는 다리를 그려 넣는 일이다. 꼬마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닭다리 코끼리’는 잘 그린 그림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속에서의 ‘닭다리 코끼리’는 없다.
과연 제주도가 닭을 제대로 그릴지, 아니면 코끼리를 제대로 그릴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