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어린이 실종사건 장기화 우려
17일째 단서 없어ㆍ전담반체제 전환 거론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서귀북초등학교 3학년 양지승 어린이 실종사건이 자칫 미제사건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귀포경찰서가 수사본부를 차리고 대대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양 어린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17일째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는 기본치안 유지 등의 이유를 들어 이번 사건을 전담반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양 어린이 실종 후 1일까지 민관군 7000여명을 투입해 도내 전역을 수색하고, 각급 학교와 읍면동 단위 현수막 게시, 서귀포시 임시반상회 개최 등의 방법도 동원했으나 피해자의 흔적을 전혀 찾지 못했다.
관련 사건제보도 24건이 들어왔으나 대부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거나 술자리나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경우여서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방향 설정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일단 양 어린이가 가출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사건 발생 시간이 경과한 점을 감안할 때 외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품 요구 사실이 없는 점에 미뤄 금전을 노린 유괴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정이 개입된 범죄, 성관련 범죄, 면식범에 의한 범죄 등으로 수사 범위를 좁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범죄의 단서가 전혀 포착되지 않아 수사가 원점을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막연한 수색작업을 계속하기 보다는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형사팀에 의한 전담반 체제로 전환, 수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경찰은 실종자 가족과 주변 여론을 의식해 선뜻 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일부터는 민간인들이 수색작업에서 빠졌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기본치안 유지 문제도 있어 이번 사건에 지금과 같이 많은 인력을 투입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상부의 지시가 있기까지는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