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1/2 간벌 현장체험을 마치고…
어제, 오늘 오랜만에 연락이 끊겼던 몇몇 지인으로부터 안부전화를 서너통 받았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들이라 건강, 부모님, 식구들의 안부 등을 묻고 난후 전화용건을 물어보니 한결같이 하는 말들이 신문 잘 봤다는 이야기다.
지난 17일 사무실에서 실시한 1/2간벌 자원봉사에 참가했던 소식이 사진과 함께 실린 것을 보고 기회에 안부전화를 한다는 것이었다.
통화를 끝내고 살펴본 신문에는 누가 보아도 한눈에 알수 있을 정도로 사진이 잘 나와 있었다. 오랜만에 잊고 살았던 지인들의 안부를 묻을 수 있게 만들어 준 매스컴의 파워(?)에 고마움을 느끼는 기회였다.
토요휴무를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참가한 농협 제주지역본부 각 팀 직원들 32명이 2개조로 나뉘어 서귀포시 강정동 소재 과수원과 남원읍 하례리 과수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정각. 이후로 들리는 요란한 파쇄기 소리와 기계톱의 굉음은 참가한 직원들의 땀을 흠뻑 흘리게 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였다.
간벌 작업 중간에 마시는 한잔의 막걸리는 흘린 땀을 보충해주는데 충분하였고 거친 손을 지녔지만 미소 만큼은 너무나 아름다운신 주인 아주머니가 타주시는 커피는 어떤 음료수보다 더 우리의 입안을 달콤하게 만들어 주었다.
물론 작업후에 오는 온몸의 뻐근함과 쑤시는 뼈마디의 고통을 얻어온 직원도 있었으나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봉사활동이었기에 그리고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는데 일조 할 수 있어 그 보람은 컸을 것이다.
감귤품질 향상을 위해 몇년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밀식감귤원의 재배환경 개선, 즉 간벌의 효과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고 있을것이다.
무심코 보았던 농업기술원 자료에는 간벌실시시 단맛을 나타내는 당도가 0.5브릭스 상승하고 신맛의 기준인 산도는 0.17%가 감소하여 품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또한 감귤재배를 위한 각종 작업이 쉬워지고 병충해가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이런 여러가지 효과로 인해 고품질 감귤 생산을 통하여 우리 감귤농가소득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하겠다.
간벌은 연중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들었다. 농업인들도 행정과 농협에서 매년 연초가 되면 되풀이 해 오는 연례행사 쯤으로 여긴다면 더 좋은 감귤을 생산하여 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포기해버리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건 아닐까...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농협이 1/2간벌 적극 실천을 위하여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여 지원하고 있는 이유도 우리의 생명산업을 굳건히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다.
재배농가의 적극적인 간벌 의지와 도민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고품질 감귤생산을 통한 농가 소득 확대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산업으로서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자림매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 진 호
농협제주지역본부 총무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