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크루즈의 관광상품으로의 자리매김

2007-03-21     제주타임스

07년 7월부터 제주도와 중국의 상하이, 그리고 일본의 나가사키를 연결하는 호화유람선 관광인 ‘크루즈’가 정기적으로 운항한다고 한다.

크루즈는 일반 관광과는 달리 여객선을 이용하여 사전에 정해진 루트인 바닷길을 따라 운항하면서 역시 사전에 정해진 항구에 기항하여 낮 시간동안 항구주변을 관광하고 점심을 한 후 다시 승선하여 이동하면서 공해상에서 밤을 보내는 관광상품을 말한다.

이러한 형태의 관광은 지중해와 카리브해, 그리고 싱카폴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화되어 있다.

제주항에는 98년부터 중국 선적의 크루즈선이 입항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4천 6백톤에서 7만톤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크루즈선이 입항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선박 중에는 30회 정도 제주항에 기항한 선박도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아직까지는 크루즈 관광객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매우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크루즈의 활성화는 구두적인 선언만을 가지고 가능한 관광상품이 아니고 종합적인 관리를 요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도가 크루즈관광의 중심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크루즈선을 배타적으로 접안시킬 수 있는 선석의 확보가 필요하다. 제주항을 확장하여 항구의 수심을 더 깊게 만들어 줌으로써 선박이 좌초되는 위험을 막아주어야 하고, 크루즈선이 접안할 때 선석이 없어서 몇 시간동안 제주외항에서 대기하도록 내모는 불편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는 입국과 출국수속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CIQ’를 정비하여야 한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세관, 방역부서, 그리고 경찰 등 출입국 처리를 위한 인원의 적정 배치와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는 쇼핑시설의 확충이 있어야 한다. 크루즈 관광객이 하선하고 승선하는 터미널에는 면세점은 물론 우리나라의 명품과 일상용품, 그리고 간단한 의약품을 파는 약국 등 다양한 형태의 쇼핑편의 시설이 구비되어야 한다.

넷째는 제주항에 하선한 관광객 중에서 단체 관광을 나가지 않고 개인관광을 원하거나 잠깐동안 제주시내를 방문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중교통 서비스가 필요하다. 현재의 실정은 제주항 국제부두에 갇쳐 버리는 형국이 되고 있다.

다섯째는 제주항을 기점으로 하여 이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관광상품을 만드는 일이다. 크루즈 관광객은 시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주어진 낮 시간동안 짜임새 있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원하게 된다.

여섯째는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점심식사 식당을 잘 갖추는 일이다. 이들을 위한 식당은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제주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식단의 내용이 깔끔하여야 하고 식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을뿐더러 수백명이 동시에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산남에도 크루즈선의 정박이 가능한 항구가 있어야 한다.

03년부터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하여 계획되고 있는 서귀포관광미항이 문화재보호 때문에 쿠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규모로의 개발이 제한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제주도해군기지를 크루즈항과 연계하여 개발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의 여건이 구비될 때 제주도의 크루즈는 명실상부하게 관광상품으로서의 자리매김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고   승   익
제주대학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