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대착오적 관제 도민운동" 걱정
2007-03-19 제주타임스
최근 제주도정의 행보에 혀를 차는 도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태를 던져버리자”고 말하면서도 구태를 답습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태환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뉴제주 운동’에 대한 반응들이 그렇다. 김지사가 지난 2월5일 ‘새로운 제주시대 창조’를 내걸고 선포한 ‘뉴제주 운동’의 컨셉은 구태를 배격한 자립형 자율적 지역공동체 건설, 민관협조의 선진사회 구축, 세계화 선도 인재양성 등이다. 이의 실천과제로 구태를 배격하고 무책임 무소신 무사안일 무능력의 공직구조를 개혁하여 소비적 사회현상을 건설적 생산적으로 전환하자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제주미래를 구현하는 특별자치도 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다. 비록 그 내용이 관념적인 구호 같지만 이 같은 제주건설에 반대하는 도민은 드물 것이다. 우리도 적극적 찬성 쪽이다. 문제는 행정이 앞장서 각급 단체별 결의대회를 유도하고 관련 반상회까지 개최토록 유도하는 등 강력한 관주도의 관제운동으로 전개되는 데 있다. 주민 자발적 자립형 지역공동체를 말하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그것을 답습하고 있어서다. 의도하는 목적은 좋지만 추진하는 수단이 도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해야 도민일각에서 ‘뉴제주 운동’에 대해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는 헌 제주에서 살아왔다는 말인가”라는 냉소를 보내고 있는가. 수단이 목적과 실질을 압도하는 관제 도민운동은 그래서 ‘시대착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