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실종사건 장기화 조짐

수색ㆍ수사 성과 없어…학부모 불안감 확산

2007-03-19     한경훈
서귀포시 양지승 어린이 실종사건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자녀 등하굣길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수사 별무 성과=서귀북초등학교 3학년 양지승 양이 19일로 실종 4일째를 맞고 있으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서귀포경찰서는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난 16일 오후 8시 이후 민ㆍ관ㆍ군 3000여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실종 당시 목격자나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는 물론 부모 주변의 원한관계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의 단서를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양 어린이는 실종 당일 오후 5시경 피아노학원 차량을 타고 집 앞에서 내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어린이의 하차 시 당시 차 안에는 운전기사와 함께 어린이 4명이 남아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운전기사와 어린이들의 진술이 일치하고 있다.

결국 ‘가출’ 아니면 ‘납치’로 귀결되는데 양 어린이가 가출할 만한 동기가 없다는 점에서 경찰은 납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범죄와 관련한 것으로 볼 만한 단서도 나타나지 않아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찰은 중앙파출소에 설치한 수사본부에 인력을 증강 배치하고 모든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는 등 수색과 수사를 모두 원점에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학부모 불안감 ‘고조’=양지승 어린이 실종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서귀북교 인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학원 등에 직접 등하교시키는가 하면 낯선 사람이 접근했을 경우에 대비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 한 학원 관계자는 “양 어린이의 실종사건 발생 후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직접 등하교시키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맞벌이인 경우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신 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부모와 조부모가 아니면 아는 사람의 차라도 타지 말라’고 교육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남원읍 주민 양 모씨는 “양 어린이 실종사건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경찰이 하루빨리 사건을 해결해 시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