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근 TSG 발령에 적극 나서라
제주당근이 죽어가고 있다. 인해전술(人海戰術)과도 같이 물밀 듯 밀려오는 중국산 당근의 물량공세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근 제주협의회가 중국산 수입물량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산업자원부에 당근 특별세이프가드(TSG·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한다.
만약 당근 TSG가 받아들여진다면 관세율 인상 및 수입물량 조절 등의 조치가 내려져 국내 당근산업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산 당근의 수입물량 증가로 제주당근이 입는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중국산 당근 수입물량은2001년 1만3469t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7만8990t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당근의 기본관세는 30%로 세척할 경우 수입이 가능한 자유교역품목으로 전환돼 다른 품목에 비해 수입이 쉬운 실정이다.
제주산 당근이 중국산에 밀려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제주당근이 제주의 대표적 밭작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산 당근은 지난해의 경우만 해도 전국 생산량 11만7000t의 77%인 9만1000t을 차지할 정도다.
중국산 당근이 많이 수입되면서 제주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지난해의 경우 제주산 당근 주출하시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도 중국산 당근 수입량이 증가, 수입당근 재고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수입업자들이 수입 재고량을 모두 팔기 위해 덤핑판매를 일삼아 국내 당근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
따라서 당근농가들이 당근 TSG를 신청키로 한 것은 매우 합당한 조치다.
그러나 TSG 발령에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한 정부가 이에 난색을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제주당근을 더 이상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아무리 통상마찰의 우려가 있다지만 국내 농산물시장 보호를 그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는 중국산 당근의 수입물량 조절에 적극 나서 국내 당근농가를 살리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