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새바람' 불고 있다

2007-03-01     김광호
검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다.

대검찰청은 지난 28일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꿔 수사의 체질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검찰 수사의 뉴 패러다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와 참고인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고, 고압적인 자세를 버리며, 모욕감을 주지 않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 동안 검찰은 인권을 중시한 수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고문과 폭행 등 물리적인 방법만 가하지 않으면 된다는 인식이 검찰 내부에 자리잡아 온 게 사실이다.

검찰이 뒤늦게 나마 검사와 수사관의 반말과 위압적인 수사로 인해 피의자들이 자존심이 상하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인권존중 수사 시스템을 확립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검찰은 만약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하면 신문을 중단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진술 의사를 물어 보고 신문키로했다. 또, 신문전에 조사를 받는 혐의 사실과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해 주기로했다.

검찰의 몸 낮추기와 반말 안하기, 자백 강요 안하기 등 인권 존중 수사로 체질이 개선된다면, 제2의 제이유그룹 로비의혹 수사 과정에서 빚어진 검사의 거짓 진술 강요 의혹으로 인한 국민들의 질책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정상명 검찰총장은 “진술과 자백 위주의 수사 관행을 뜯어 고치겠으며, 검사가 피의자나 참고인에게 반말을 쓰면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까지 했다.

검찰의 체질 개혁 몸부림이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인권존중 수사를 강조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솔직히 선언적 의미가 강했었다.

마침, 제주지검도 오는 5일 신임 정진영 검사장이 취임한다. 오는 8일에는 황윤성 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도 부임한다. 완전히 새 수뇌부가 출범한다.

근년들어 제주지검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진술 강요나 자백 강요 등 부당한 수사로 인해 물의를 야기한 사건은 없었다. 물론 사례는 있었지만 문제 제기가 안된 것인지. 실제로 그런 사례 자체가 없었던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떻든 문제가 없었던 것은 그 만큼 인권존중 수사에 노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새 지휘부가 바뀔때 마다 검찰 안팎에선 긴장한다. 아직도 검찰은 고압적인 기관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지검의 새 지휘부는 인권 중시 수사와 함께 도민들에게 보다 친절한 검찰권 행사에 노력해 불신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

검사만 친절해도 안된다. 수사관과 일반 직원들의 민원인에 대한 언행과 태도도 친절해져야 하고,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좀 더 겸손한 자세도 요구된다. 그래야 검찰의 몸 낮추기와 수사 체질 개혁이 더 이상 선언적 의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