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위문품 전달 '건성 건성'
빈집에 위문품 이틀간 방치…주위사람들 눈살 찌푸려
설 명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동사무소에서 거주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현관 앞에 위문품을 두고 가버리는 경우가 발생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화북동에 사는 A씨(37)는 최근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1층 현관 앞에 동사무소에 설을 맞아 보낸 위문품인 쌀과 참치세트가 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A씨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위문품이 놓여진 집은 신구간을 맞아 이미 이사를 간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다.
주거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위문품이 전달된 것이다.
A씨는 “이날 놓여진 위문품은 이틀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며 “전화통화는 물론 거주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위문품을 그냥 현관 앞에 두고 갔다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민원이 들어가 회수가 됐다고는 하지만 현관 앞에 방치된 위문품이 다른 누군가가 들고 가 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여러 사람들의 성금이 모여 전달되고 있는 위문품이 이렇게 형식적으로 전달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꼬집었다.
다른 지역도 이런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학습지 교사를 하고 있는 B씨(32)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가정을 방문하다 보면 아파트 현관 곳곳에 위문품이 놓여져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거주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문품을 현관 앞에 두고 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화북동사무소 관계자는 “이사를 간 수 일 뒤에 전출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 종종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며 “민원이 들어오거나 전출 확인이 되는 즉시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많은 업무를 처리하며 일일이 어려운 이웃을 방문하며 위문품을 전달한다는 것이 힘든 것은 이해는 한다”면서도 “이왕 할 일이면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온정을 담고 성금을 기탁한 이들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냐”며 씁쓸해 했다.